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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강원도

강원도 여행기 - 삼척,동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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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생각이 굉장히 많은 성격이고, 사서 고생을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런 복잡한 때에는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한데 여행이 그에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넘쳐나는 생각을 막을수는 없는 노릇이고, 내게 생각을 정리할 기회라도 주자는 의미에서 바쁜 일상 중 두세달에 한번 가량은 여행을 가고자 노력한다.

  보통 여행지를 고를 때 우선순위를 1. 새로운 곳 2. 교통이 편리한 곳 3.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선택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2번이 조금 부족해도 좋으니 1번과 3번을 충족하는 곳을 가고 싶었다. 그러던 중 선택한 곳이 강원도 삼척과 동해였다. 원래는 장호항에 가서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쉬는 것이 목표였으나, 가는 날이 5월말이라 물놀이 등 즐길수 있는 것들이 한정됨을 깨닫고 다른 여행지를 생각해볼까 했다. 하지만 꼭 바다가 아니어도 볼 것은 있으리라 믿고 그대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교통편을 알아보게 되었다. 고속터미널로 가는 것이 가장 편하리라 생각하여 느긋하게 경부터미널에서 12:10분 출발하여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버스를 예약하게 되었다.


 대망의 여행날 여유롭게 고속터미널에 도착하여 익숙한 곳이지만 추억을 남기려고 사진을 남겼다. 비가 애매하게 오는 날씨라 여행지에서도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을 정리할러 가는 여행에서마저 이러는 나를 보며 정말 나답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허기진 상태로 긴시간 버스를 타게 되면 경험상 좋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식사로 빈 속을 채웠다.

 

 이후 버스에 탑승했고 긴 여행길을 떠나기 전 떨리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버스에 타자마자 꾸벅꾸벅 졸다가 빠르게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 여행을 시작하면 평소에 흥미롭지도 않던게 다 흥미로워 보이는 법.

 삼척으로 가는 길 중간에 내렸던 횡성휴게소. 자다 깨서 정신없는 상태에서 자주보던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친구가 보이길래 찰칵.

 삼척행 버스가 목적지에 거의 다 온 거같은 느낌이 들때는 도로 왼쪽에 바다가 보일 때다. 그리하여 내리기도 전에 설레서 내릴 준비를 했었는데 동해터미널이라 잘못 내릴 뻔 했다. 무조건 동해터미널을 경유하니 주의합시다

 그렇게 또 20분 정도를 더 달려 진짜 목적지에 도착했다. 사진을 후딱 찍고 예약한 터미널 바로 옆 숙소로 짐을 풀러갔다.

 

 기대 했던 것보다 숙소의 컨디션은 괜찮았고 날씨도 서울과 달리 화창했다. 얼른 짐을 풀고 삼척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 후 삼척에 물닭갈비가 유명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물닭갈비가 대체 뭐야? 라는 생각으로 인터넷에서 유명한 서진닭갈비라는 곳을 향해 출발하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신호를 기다리며 물웅덩이를 발견했다. 삼척도 역시 비가 오긴 왔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멍때리는 중.

 서진닭갈비가 있는 대학로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내가 알고있는 대학로인 혜화와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근처에 대학도 안보이는데 웬 대학로?

 하여간, 서진닭갈비에 무사히 도착했고 기대하던 물닭갈비를 먹으러 올라가보았다.

 메뉴판을 보니 평소 먹던 닭갈비 외에도 물닭갈비를 파는 것이 내가 진짜 삼척에 오긴 왔구나 싶었다.

 고민하지 않고 바로 물닭갈비를 주문한 후 걷느라 생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맥주 한잔을 바로 벌컥벌컥 ㅎㅎ

 물닭갈비의 조리 전 모습이다. 사뭇 찜닭과 다른 것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조리 후에는 잔뜩 넣은 깻잎과 얼큰칼칼한 국물맛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깨달았다.

  먹으면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옆동네 태백이 물닭갈비의 원조고 과거 태백에 있던 탄광촌 광부들이 즐겨먹던 음식이라 하였다. 그들은 아마 고된 노동 후 맥주나 소주 한잔에 칼칼한 물닭갈비를 먹으며 하루의 고됨을 풀었으리라.

 당연히 볶음밥도 해치웠다. 여행의 첫 시작부터 아주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다 먹고 나온 뒤 삼척 죽서루를 가보기로 결정했다. 관동별곡 중 1경이라 하는데 학창시절 고전문학을 그리 좋아하지 않던 터라 내키진 않았으나 가장 가까운 볼거리가 그 곳 밖에 없었다.

 죽서루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굉장히 가까웠고 울창한 녹음에 죽서루의 간판이 보였다.

 

 그거 잠깐 걸었다고 또 갈증이 생겨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테이크 아웃하여 죽서루를 둘러보기로 했다.

 카페 안 풍경도 좋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커피 맛도 있고 시원하기도 하여 제법 만족스러운 상태로 죽서루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죽서루는 코로나 때문인지 원래 그런건지 외부 음료 반입이 안된다. 다들 조심하시길. 다만, 무료입장이므로 기분좋게 입장.

 항상 이런 누각 비슷한 곳에 오면 느끼는 점이 있는데 너무 여유롭고 조용함, 고즈넉함 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정적일거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 엄청 뛰어난 풍경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공간 그자체라 생각한다.

 

 과연 정철도 관동별곡의 1경으로 이 곳을 뽑은 이유는 경치의 웅장함 같은 외형적인 요소들이 아니라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안정으로 인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마감시간인 5시까지 죽치고 앉아있었다.

 

 죽서루 내부에도 누각 외에 산책하기 좋은 길들이 많으므로 한번 쯤 와서 걸어볼만한 듯 싶다. 

 

 죽서루를 다 둘러본 뒤 배고픔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삼척 중앙시장 내부에 닭강정, 문어 등 먹거리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삼척 중앙시장임을 알리는 표지판. 다만 사람이 생각보다 없어 이때부터 아 혹시..? 싶었다.

 설마가 사람잡지

 다 닫았다.

 안돼 이 배고픔을 어떻게 해결하란 것인가? 

 문어집도 닫고 유명한 닭강정집도 닫고.. 코로나 때문에 여러사람 피해본다.. 코로나 때문이 아닐 수도 있고

 계획했던 것을 다 포기하고 아까 갔던 대학로로 가면 그래도 대학로니까 먹을 곳이 있지 않겠나 싶어 그 쪽으로 가기로 했다. 

 

 계획을 세우면 항상 무언가 틀어져서 못 지켜내는 것이 항상 스트레스였다. 여행에서마저 그런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 대학로로 가는 길에 아예 정보를 찾지 않고 내키는 곳을 바로 가기로 했다. 대학로가 왜 대학로인지 궁금했었는데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이 강원대 삼척캠퍼스 건물이라고 한다.

 

 이후 뭘 먹을지 생각하면서 대학로 주변을 탐색했다.

 하지만 마땅히 무엇을 먹어야 될지 고르지 못 했다. 배는 점점 더 고파지고 날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맛집..은 다음 글에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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