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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등산

설악산 단풍 구경 (설악동~비선대~천불동계곡~대청봉~오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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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단풍구경

 

 

난이도 : ★★★ (4/5)
코스 : 설악동탐방지원센터~비선대~양폭대피소~희운각대피소~소청~중청대피소~대청봉~오색탐방지원센터 (16.87km)
소요시간 : 9시간 47분

   친구들과 설악산 단풍이 절정인 지금, 울긋불긋 색이 핀 단풍보러 아주 천천히 설악산을 올랐습니다. 버스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등산 전 날 설악동 C지구 숙소에서 묵은 뒤 새벽 다섯 시 전에 출발했습니다. 천천히 단풍 구경하며 올라갔기에 크게 무리 없는 코스였으나, 희운각~소청 구간과 오색 하산 구간은 천천히 간다 하여도 체력 소모가 심할 것이라 생각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올라갔습니다. 

 

설악동~비선대 

 

  늦은 밤 각자 퇴근 후 속초 시외버스터미널에 모였습니다. 간단히 장만 보고 숙소로 택시타고 바로 갔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숙소 가는 길에 문 연 곳이 많이 없어서 을씨년스러웠습니다. 날씨가 제법 추웠었는데 온돌로 노곤한 몸을 지지면서 푹 쉬었습니다. 뜨뜻한 방바닥에서 약 네시간 정도 몸을 녹였습니다.

 온돌로 피로를 푼 뒤 이른 새벽에 숙소를 나왔습니다.  부지런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입니다.

 설악동 C지구에서 설악동탐방지원센터까지 약 3km로 걸어서 3~40분 정도 걸린다기에 제법 빠른 걸음으로 별들을 벗삼아 어둠을 헤쳐나갔습니다.

 걷다보면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가 나옵니다. 사무실에 불이 희미하게 켜져있는 것을 보아 직원분들은 취침 중이시지 않았을까요? 

  설악동탐방지원센터 근처에 오자 불빛이 켜진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등산하시는 분들이 많아 일찍 문여는 것 같았습니다. 기념품도 사고 피곤함을 떨쳐내기 위해 커피도 한잔 마시며 신흥사 매표소에서 표를 뽑았습니다. 

 신흥사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다시 깜깜한 어둠이 시작됐습니다. 헤드랜턴을 키면서 걷던 중 설악산 오면 찍어야 할 반달곰 동상이 보입니다. 어두워서 그런가 뭔가 무섭네요.

 불과 한달 전 쯤 케이블카 타러 왔었는데 밤에 오니 새로운 느낌입니다. 헤드랜턴 들고 오길 참 잘했단 생각을 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신흥사를 지나 깜깜한 오솔길을 헤드랜턴 하나에 의지하여 계속 걸었습니다. 

 저항령계곡 쯤 도착하니 해가 약간씩 떠올라 랜턴 없이도 주변이 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비선대까지 쉬지 않고 가던 중 날이 밝아지니 이제야 단풍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비선대 안내판이 나왔습니다. 최근에 왔었지만 또 와도 역시 이쁘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비선대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바위에 적힌 글귀들도 보고 흐르는 물들도 구경합니다. 어두웠을땐 물색이 깜깜해서 무서웠었는데 해 뜨니까 이쁩니다.

  마고선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비선대의 암릉들도 한 달만에 다시 한번 감상해줍니다. 비선대를 떠나기 전 아침식사를 하며 에너지를 보충했습니다. 

 

비선대~양폭대피소~희운각대피소 (단풍절정)

 

  간단한 식사 후 비선대 지킴터를 지납니다. 아직은 하절기라 3시부터 입산가능이라고 합니다. 분명 서울의 초겨울 날씨였는데 하절기라니 요상한 기분이었습니다. 

  탐방로 안내판입니다. 저희가 가야 될 곳을 안내판을 보며 이야기 했습니다. 

  천불동계곡으로 가느냐 공룡능선을 타기 위해 마등령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입니다. 저희의 목적은 설악의 단풍이었기에 미련 없이 천불동계곡을 향해 좌측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우측에는 마등령행 급경사구간입니다. 

 천불동계곡 쪽으로는 처음 가보는데 기가 막힌 계곡과 형형색색의 단풍, 비교적 평탄한 길 삼 박자가 아주 최고였습니다. 체력소모는 거의 없고 주변 경치 구경하며 천천히 올라갈 만한  볼거리가 많은 길이었습니다. 

 다른 불친절한 길에서 보기 힘든 야자매트도 있었습니다. 잠깐 고개를 돌리면 단풍, 계곡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 달 전에 왔을 때는 계곡물에 들어가고 싶단 생각을 했었지만 불과 한 달여만에 너무 추워져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하나도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단풍과 계곡 구경하며 걷다가 잠깐 고개를 올려보면 바로 설악의 암릉들이 보입니다.  실제로 보면 느끼는 웅장함과 사진의 괴리감때문에 아쉬웠지만 사진으로 봐도 멋지긴 하네요.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물든 단풍과 에메랄드 빛 계곡. 이 또한 사진과 실제로 보는 것과의 차이가 극심했습니다. 역시 단풍구경은 직접 가서 보는 게 최고인것 같습니다. 

  철제 길을 걸으면서 이 길을 설치하여  이 아름다운 계곡을 볼 수 있게해준 노고에 감사했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계곡길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가끔 산길도 나왔습니다. 단풍이 아주 절정으로 물들었습니다. 아마 10월 말쯤 천불동계곡에도 단풍이 다 지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경치 구경하며 걷다보니 비선대에서 1km를 걸어왔습니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 벌써 ?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 단풍철에는 꼭 매년 천불동 계곡에 오리라 다짐을 계속 했습니다. 그만큼 최고의 경치였습니다. 

  단풍이 핀 암릉들이 사방을 둘러싼 풍경에 마고선도 비선대에서 조금 더 와서 천불동계곡에서 하늘로 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다보니 귀면암이라는 것이 나왔습니다. 찍은 게 귀면암인지 확실친 않지만 주변 풍경을 보느라 딱히 중요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올라 갈수록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의 계곡들 사이에 핀 단풍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설악의 단풍은 무언가 색이 더 다양한 느낌이었습니다. 

 빨간색은 유독 더 붉은 느낌이구요. 

 앞으로 가면서 뒤도 보고 옆도 보며 감탄하느라 시간이 제법 흘러간 줄도 몰랐습니다. 

 어느 새 저번 표지판 보다 1km를 더 왔습니다. 

 그리고 뭔가 폭이 좁은 계곡들이 나오며 경사진 계단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계단을 오르며 폭포들을 구경하는 구간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작지만 붓으로 그린 듯 세밀한 폭포들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완전 절벽에 이렇게 계단을 만든 것도 엄청 신기했습니다. 이 계단이 없었으면 보지 못했을 풍경이겠죠

 고도가 자꾸 올라가다 보니 계곡물에 단풍이 떨어져 있는 모습들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단풍들이 아직까지는 천불동 계곡에 많이 있습니다. 

 가끔씩 계곡에 그늘이 지면 이렇게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주황빛이 나는 단풍입니다. 등산하며 주황빛 단풍은 잘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설악 단풍 색이 다양한 것 같다고 생각한 이유가 걸으면서 주황빛 단풍이 되게 많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뭔가 색의 스펙트럼이 넓은 느낌입니다.

 그렇게 오련 폭포 등 다양한 폭포 들과 단풍들을 보면서 올라갑니다.

 어느 새 양폭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양폭 대피소에서 간단히 화장실을 들리고, 간식을 먹어 체력을 보충한 뒤 다시 출발했습니다. 

  양폭 대피소를 나서자 마자 고도를 이전보다 훨씬 올리기 시작합니다. 비교적 평탄했던 계곡길도 끝나간다는 것이겠죠

 낙석 탓에 군데군데 이런 가림막이 많이 보였습니다. 사시사철 위험하겠지만 특히 얼었던 것들이 녹는 봄이 가장 위험하다고 하네요. 언제나 안전주의 !

 천불동계곡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라는 천당 폭포입니다. 속세에서 온갖 고난을 겪고 여기 오면 천당과 같다고 하는데 인정합니다. 

 천당 폭포 까지 보고 나면 천불동계곡은 끝입니다. 천당폭포 이후 비슷한 계곡길을 걷다가 갑자기 산길로 바뀌게 됩니다. 

 평탄한 계곡길 걷는 것에 적응 되버린 몸에 갑자기 열을 내주는 경사길입니다. 

 무너미 고개를 오르며 본 단풍들입니다. 계곡에서 보던 단풍과는 또 다른 좋은 느낌입니다. 

  무너미 고개를 오르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안내판을 보니 역시나 경사가 35.1%나 되는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땀 흘린 이유가 있었습니다. 

 땀을 닦으며 위를 보니 뭔가 익숙한 암릉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너미 고개 근처에 전망대 같은 곳이 있어 올라가보니 올라 왔던 계곡의 암릉들이 보입니다. 안에서 볼 때는 웅장해보였는데 멀리서 보니 아기자기한게 귀엽네요.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던 암릉이 알고보니 공룡능선의 꼬리 쪽에 해당하는 곳이었습니다. 잠깐 전망대에서 경치를 감상한 뒤 발을 옮깁니다. 

 희운각 대피소를 향해 쉬엄쉬엄 걸어갑니다. 무너미고개에서 희운각 까지는 무난하게 쉬면서 갈 수 있는 코스입니다. 

 공사중인 건물들이 보이고, 소란스러운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희운각 대피소에 다 온 것입니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 뒤 고난 예상 구간인 희운각대피소~소청을 위해 휴식을 취합니다.

 

희운각대피소~대청봉~오색탐방지원센터 (초겨울)

 

 희운각 대피소에서 소청 올라오는 길은 역시 예상했던 대로 오르막만 계속 되는 험구간이었습니다. 돌계단, 나무계단 등 계단과 바위 잡고 오르는 구간 등 다양하게 저희를 괴롭혔습니다. 또, 이전과 달리 단풍이 거의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설악의  단풍은 현재 1200m 위로부터는 다 진 상태인것 같습니다. 바람도 제법 불어서 초겨울 날씨 같았습니다. 

 가끔 벅찬 숨을 내쉬며 뒤돌아보면 이렇게 공룡능선의 암릉들이 보입니다. 역시 이 구간은 올라가는 것 보단 저 암릉들을 보면서 반대로 내려오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힘든 경사길을 잊게 해주는 것은 뒤돌아보면 보이는 깎아지른 듯한 설악의 풍경 뿐입니다. 

 어느새 1445m 까지 도착했습니다. 아직 소청봉까지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힘이 됩니다. 

 걷다가 식물 밑단에 뭔가 끼여 있기에 자세히 보니 상고대였습니다. 이른 새벽엔 더 많이 있었을텐데 해가 중천이라 다 녹은 듯 했습니다. 

 저 건너편에는 단풍들이 보이지만 소청을 오르는 길에는 단풍이 없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10월 말까지는 공룡능선에서 단풍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희운각 대피소입니다. 공룡능선이냐 천불동계곡이냐의 기로인 곳입니다.

 오르는 길의 단풍 구경은 건너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족합니다. 

 저 멀리 동해 바다가 보입니다. 저희가 걸어온 길이 어디인지 이야기하며 올라갑니다.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이내 소청에 도착하고 가지고 온 간식들을 또 먹으며 에너지 보충을 해줍니다. 

 에너지 보충을 다 하고, 소청을 떠나 중청을 향해 갑니다. 소청에서 중청대피소 까지는 그렇게 힘든 코스가 아니므로 마음이 편했습니다. 

 오르는 길 중턱에 경관 안내판이 있습니다. 안내판을 보며 설악산 봉우리들의 명칭들을 정확히 알아갑니다. 

바로 보이는 칠성봉과 화채봉입니다. 

 중청의 오르막 길을 오르고 대피소를 향해 내려오다 보면 보이는 표지판입니다. 한계령에서 올라오면 이 곳으로 올라오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엔 한계령으로도 올라와봐야 겠습니다. 

 그리운 중청대피소의 모습입니다. 

  대청봉을 가기 위해 많은 이들이 들리는 중청대피소입니다. 역시 많은 분들이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계셨습니다. 

 중청대피소에서 잠깐 쉬며, 화장실을 다녀 왔고 대청봉까지의 막판 스퍼트를 위해 숨을 돌립니다.

 중청대피소 바로 앞의 표지판인데 되게 러프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멋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을 향해 오르며 찍은 설악과 바다입니다. 날씨가 정말 화창할 때 잘 다녀온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인증사진을 남기고 싶어하는 대청봉 정상석입니다. 평일인데도 줄을 서다니 역시 설악산의 인기는 대단한 것 같습니다. 

 대청봉에서 남은 간식들을 입에 때려 넣고, 이번 등산의 가장 큰 걱정이었던 오색 하산길에 오릅니다. 시작은 평범한 듯 보였습니다. 

 사진 찍을 새도 없이 가파른 경사와 계단들에 모두들 지쳐 갔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내려가다 보면 정상부근에서 없어졌던 단풍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단풍들이 각자 색을 뽐내며 피어있지만, 오색 하산구간에서는 그런 것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무릎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조심히 내려옵니다. 

 오랜 시간의 하산길 끝에 드디어 오색탐방센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색 하산길도 마등령 하산길 처럼 엄청 힘든 코스였던 것 같습니다. 

  반가운 나머지 오색탐방지원센터 (남설악탐방지원센터)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저번에는 새벽에 와서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크더라구요. 

 내려오고나서 바로 근처에 있는 오색탄산온천을 가기로 했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온천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오색탄산온천은 여태 가본 온천 중 시설이 가장 좋진 않았지만, 피로할 때 와서 그런가 최고였었습니다. 이전에 최고였던 곳은 경상남도의 한 야외 노천탕에서 눈맞으며 온천을 즐겼던 것이었는데 그걸 이기다니. 역시 심리상태와 피로도가 선호도에 큰 영향을 끼치나 봅니다. 하여튼 컴팩트하게 탄산온천도 즐기고, 노천탕도 즐기고, 찜질방도 즐기고 개운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그 뒤로 버스 시간 까지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제법 규모가 크고 맛있어보여 들린 감자바우 식당입니다. 가격대가 매우 비싼 편인것 같습니다만 관광지니까 납득하기로 했습니다. 돌솥 3개와 더덕구이, 막걸리 까지 푸짐하게 한 상 주문했습니다. 

 거의 바로 식사가 나오고 힘들었던 하루를 정리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무리에는 막걸리가 빠질 수 없죠. 옥수수막걸리와 더덕막걸리 모두 주문했습니다. 더덕막걸리가 더 맛있었던 거 같네요~. 짧고 아쉬운 식사를 끝내고 7시15분이 막차인 동서울행 버스를 타기 위해 오색버스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시간에 맞춰 버스표를 발권하고,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다음에 또 올지도 모르는 오색을 바라보며 설악 단풍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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