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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등산

가을 소백산 비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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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난이도 : ★★★☆ (3/5)
코스 : 어의곡탐방지원센터~비로봉~천동탐방지원센터 (12.80km)
소요시간 : 6시간41분

  여자친구를 데리고 이전에 가봤던 어의곡~비로봉~천동코스를 또 가게 되었습니다. 체력이 좋지 않은 여자친구를 위해 쉬운 코스로 고른다고 골랐고,  무사히 잘 올랐던 걸 보면 누구든지 올라 가을 소백산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쁜 코스라 생각이 듭니다. 

 등산하기 하루 전날 어의곡 탐방지원센터 근처의 펜션에서 묵고 이른 아침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펜션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간단한 반주를 했습니다. 산 밑이라 그런지 으슬으슬한게 서울과 다르게 제법 추웠습니다. 

 펜션이 생각보다 넓고 날이 쌀쌀해 약간 무서웠습니다. 나침반을 통해 머리가 북쪽을 향하지 않도록 하는 등 아닌 밤중에 난리통을 부렸습니다만 별 걱정없이 둘다 잘 잤습니다. 

 아침 8시 30분 쯤 펜션에서 나왔는데 그때도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올라가는 시간은 비슷했어도 저희는 잠을 푹 잤기 때문에 저희의 컨디션이 더 좋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다음에도 종종 등산로 앞 펜션에서 묵고 등산하기로 다짐하며 올라가다 보니 어의곡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익숙한 어의곡 탐방로가 나왔습니다. 잔잔한 경사와 계곡물 흐르는 소리. 이전에도 겪었기에 저는 힘이 별로 들지 않았으나 여자친구는 되게 힘들어 했습니다. 저는 이전엔 겨울에 왔어서 물흐르는 소리는 못 들어서 조용한 길인줄 알았으나 물이 아주 잘 흐르더라구요.

   고도가 낮아서 그런가 아직은 단풍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겨운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아무 생각도 안 듭니다. 제가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가 잡념이 없어지게 해준다는 점인데 여자친구는 저와는 다른가 봅니다. 힘들어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물과 땀닦을 수건을 필요해 보일때마다 제공합니다.

 갑자기 나무계단이 한없이 나오면 어의곡 첫 단계는 끝입니다. 이 긴 나무계단을 오르면 쉼터도 나오고 제법 걸을만 해 집니다. 

 하늘이 조금씩 보이는 오솔길이 나왔습니다. 이때부턴 바람이 제법 세게 불고 그늘져있어서 춥습니다. 가방에서 준비해온 옷을 꺼내 입습니다. 겨울에 왔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고도가 제법 높아졌다고 이제 단풍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오솔길을 지나고 보면 지겨워 질때쯤 하늘이 펼쳐집니다. 겨울에는 보통 여기서 하드쉘이나 보온의류들을 꺼내서 입고 가는데 그렇게 추운걸 못 느껴서 아직은 꺼내입지 않습니다. 

 등 뒤를 돌아보니 펼쳐진 풍경들이 아주 이쁩니다. 소백산은 역시 어느 계절에 오건 이쁜 산인것 같습니다. 

 힘들어 하던 여자친구도 이제서야 이쁜 풍경들을 보며 화가 가라앉는 것 같았습니다. 

  거친 숨을 진정시키며 주변 풍경을 둘러봅니다. 바람이 불었다 안 불었다 날씨가 흐렸다 맑았다 합니다.

  겨울에 왔을 땐 전부 눈이었는데 가을에 오니 또다른 느낌입니다.

  등산객들은 정상으로 향하기 전 큰 돌에서 인증샷 찍기 바쁩니다

 그렇게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어의곡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국망봉으로 갈 수 있고, 우측으로 가면 소백산의 정상인 비로봉으로 갈 수 있습니다.

 구름이 아주 멋지게 움직입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소백산 정상 부근 능선은 최고인 것 같습니다.

 비로봉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구름이 드리워지고 그늘이 생겨 몸이 으슬으슬 떨리기 시작합니다. 바람도 덩달아 같이 세지는 느낌이라 하드쉘을 꺼내입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좌측을 보면 저 멀리 산등성이와 저수지가 보입니다. 

 비로봉 인증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주말이라 그런지 대기줄이 매우 길어서 잠깐 기다리다가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바람이 불어 추운 비로봉에서 내려 가기 전 연화봉도 한번 봐주고 다음엔 연화봉 타고 길게 와보기로 다짐하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소백산 주목군락과 주목지킴터, 주목지킴터에서 바라본 비로봉의 모습입니다. 들어가보니 별건 없더라구요

 과거에는 뭔가 허전해 보이는 소백산 정상이네요.

 산 곳곳에 단풍이 들어가기 시작하나 봅니다. 절정은 10월 말 즈음이라는데 그때 와도 정말 이쁠것 같습니다. 

 천동으로 내려가던 중 발견한 빠알간 단풍입니다. 

 소백산 깃대종인 모데미풀이라는데 지나가면서 본적있나 싶었습니다. 실제론 없겠죠

 소백산의 또 다른 트레이드 마크 고사목입니다. 어딘가 쓸쓸해 보이네요 

 내려가는 길에 빨간 단풍도 주워서 옷과 깔맞춤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경치구경하며 천동탐방지원센터로 잘 내려왔습니다. 

 서울로 돌아가기 전 단양 시내에 명성막국수석갈비떡갈비라는 식당에 가서 막국수와 석갈비를 먹었습니다. 시키자마자 바로 나오길래 대량으로 만들어 놓고 파는 곳인가 싶었습니다. 고기는 굉장히 부드럽고 간도 좋았으나 무언가 찝찝한 느낌이 들었네요

 하지만 맛있어서 그런 찝찝함 따윈 모두 잊고 흡입해버렸습니다. 역시 언제와도 좋은 소백산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올 그날을 기대하면서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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