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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등산

치악산 (구룡사~사다리병창~비로봉~황골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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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난이도 : ★★★★☆ (4/5)
코스 : 구룡사주차장~세렴계곡~사다리병창~비로봉~황골탐방지원센터 (10.08km)
소요시간 : 3시간33분
이번에는 3대 악산 중 하나라는 치악산을 다녀왔습니다. 의도치 않게 3대 악산을 모두 다녀와 봤네요. 산행거리도 길지 않고, 치악산이 있는 원주도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느긋하게 준비하여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서울경부고속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원주고속터미널로 갔습니다. 고속버스 시간은 2~30분마다 한 대씩 있으므로 버스시간을 맞추려고 타이트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략 열 시쯤 원주로 향했고, 열두시 쯤 도착했던 것 같습니다. 대충 끼니를 떼우고 원주 시내에서 구룡사로 향할 때 버스를 탈까 택시를 탈까 고민했으나, 택시비가 만만찮게 나온다길래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하였습니다. 41번 버스의 종점이 구룡사주차장입니다.

내리고 살살 걷다 보면 바로 매표소가 나옵니다. 3000원이나 내고 등산을 하다니.. 설악산 신흥사나 속리산 법주사 처럼 입장료를 받네요

매표소를 지나 걷다보면 숲이 우거진 산책길이 나옵니다. 종점에서 나이대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내리시더니 산책을 하러 오셨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산책길을 걷다보면 입구가 나옵니다. 제가 한시 반에 들어왔으니 시간이 촉박하리라 생각이 들어서 눈으로만 살짝 보고 얼른 걸음을 옮깁니다.

입구를 지나 계속 이런 평탄한 길을 걷다가 보면 어느새 구룡사에 도착합니다.

햇볕이 너무 따갑기도 하고 시간이 촉박하여 구룡사 내부는 들어가보지 못하고 그냥 좋은 사찰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얼른 걸어갔습니다.

계곡을 지나고 흔들다리도 지나면서 물구경 나무구경 하다가 보면서 생각이 든게 다리 불편하신 부모님이나 산 싫어하는 여자친구 데리고 오기 딱 좋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카페 및 매점 및 화장실이 나오고 진정한 등산이 시작됩니다.

물이 에메랄드 빛이라 수심을 알 수 없어 무서웠지만 뛰어들고 싶었습니다. 여름에 다시 놀러 오는 걸로

길을 따라 내려오는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땀은 약간씩 흐르기 시작하고 몸이 달궈집니다. 사다리병창을 오르기 위한 준비작업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다리 병창의 시작인 세렴계곡안전센터입니다. 사다리병창 오르기 전 에너지 보충을 위해 세렴계곡을 잠깐 눈으로 구경하며 간식을 까먹었습니다.

요런 다리를 지나면 바로 저쪽에 계단길이 보이는데 저게 바로 그 악명 높은 사다리병창길의 시작입니다.

사다리병창에 잘왔구나 생각하며 오를 준비를 합니다. 오르다 보면 날이 제법 시원해졌는데도 불구하고 땀이 억수같이 쏟아집니다. 아무 생각없이 숲냄새 맡으며 계단을 묵묵히 오르다보면 어느새 계단이 끝나겠죠

어느 정도 오르면 이제 추락주의 간판이 곳곳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떨어지면 죽겠죠 ..?

처음 올라왔을 때 계단이 금방 끝나겠거니 라며 중얼거리던 것이 돌계단과 나무계단 등 다양한 계단들을 만나며 없어집니다. 그때부터는 그냥 계단이 비로봉 갈때 까지 계속 될것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사다리병창 표지판이 나와서 이제 사다리 병창 시작이라고? 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그냥 여기가 사다리 병창 중간 언저리에 있다는 걸 알려주는 표지판이었습니다. 주변을 보면 이제 나무사이로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땀도 흘릴만큼 흘려서 이젠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로 된 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국립공원공단 탐방로 등급에서의 매우 어려움 등급은 돌길로 된 길에 플러스 요소를 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월악산의 경우와 설악산의 경우를 생각해볼때 매우어려움 등급은 경사도가 험하며, 오르락 내리락을 자주 하고, 길이 험하고, 추락주의 표지판이 곳곳에 붙어 있는 코스인 것 같습니다.

경치 한 입, 계단 한 입, 물 한 입하며 오르다 보면 마냥 힘들지만은 않습니다.

말등 바위 전망대에 올라서 한숨 쉬고 주변경치를 조망해봅니다. 산중턱에서의 경치가 이 정도인데 정상에서의 경치는 어떨까 생각하며 얼른 올라갑니다.

사다리병창 오르는 곳곳에 계단 공사중이어서 자재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길에 깔아놓으니까 약간은 헷갈리더라구요,

어느 순간 300m 밖에 안 남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스퍼트인 험한 경사의 계단길로 300m입니다. 비축해둔 체력으로 열심히 올라봅니다.

오르막길이 끝나고 치악산의 트레이드 마크인 돌탑들이 눈에 보입니다. 큰 돌탑이 세 덩이가 있는데 이게 일반 시민분이 올려 쌓으신거라고 하길래 작업 전반에 대해서 잠깐 상상해보았습니다. 저 돌들을 어떻게 옮길 것이며 쌓기 위해 얼만큼의 땀을 흘렸을까 생각하니 무척 경이로웠습니다.

정상부에서는 바람이 제법 불어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흘린 땀들을 식혀줍니다.

잠깐 사방을 돌아다니며 전경을 구경해봅니다. 강원도여서 그런지 주변 산들이 빽빽히 드러찬 것이 속이 뚫리는 기분입니다.

그렇게 정상에서 저 멀리 산들도 구경하고 원주 시내도 구경하며 집, 원주터미널 근처의 김밥집에서 싸온 간단한 식사를 합니다. 역시 산 정상에서 먹는 음식은 최고인것 같습니다.

하산길은 황골 탐방지원센터로 향합니다. 이렇게 들머리와 날머리를 다르게 하여 등산하게 되면 오를때와 내려올때 어떤 코스가 더 어려웠겠구나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이번 치악산에서는 사다리병창길이 오를 때 내릴 때 모두 황골계곡 코스 보단 확실히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려오다 황장금표라고 조선시대에 일반인들의 벌목을 금지하는 표지가 있었습니다. 이런걸 어떻게 발견했을까 하며 놀랐고, 이 첩첩산중에 나무를 캐러 오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에 또 놀랐습니다. 이런 재밌는 이야기가 담긴 표지를 보는 것도 등산의 맛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헬기장도 지나고 쥐너미재도 지나면서 무릎에 무리가 안 갈 속도로 적당히 내려왔습니다.

황골코스가 훨씬 낫다고 생각한 것이 계단도 깔끔하고 거리가 짧은데다가 중간중간에 쉼터가 많아서 체력안배에 용이한 것입니다.

내려오다 보면 계곡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물소리를 친구 삼아 내려오다 보면 심심하지 않게 내려올 수 있습니다.

황골 탐방로의 끝입니다. 끝이라고 생각했으나, 경사진 아스팔트 길이 남아있었습니다.

황골 코스에서 제일 힘든 곳은 이 아스팔트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숲길 처럼 재미도 없고 딱딱한 바닥에 경사도 져있어서 무릎에 무리가 많이 왔습니다. 올라갈때는 괜찮을 것 같은데 내려올 땐 조금 힘들었습니다. 여차저차 다 내려 오고 난 뒤 원주 콜택시를 불러 고속터미널로 향했습니다. 탐방지원센터에 콜택시 관련 전화번호가 하나도 없어서 네이버에 검색해서 하나하나 전화 다 해보고 겨우 택시를 잡았습니다. 원주는 따로 콜비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막혀 제법 오래 걸렸지 차 없는 시간에 가면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고속터미널 까지 1~20분이면 가는 것 같았습니다.

고속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를 예매한 뒤 근처의 맛집이라 하는 '길박사막국수'라는 집에 수육과 막국수를 먹으러 갔습니다.

가시오가피 육수라는데 가시오가피가 무슨 맛인지 잘 몰라 어련히 맛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어련히 맛있었습니다. 다대기 없이 고소한 들기름 막국수 같은 느낌 이었습니다. 100% 메밀로 하니 면발이 뚝뚝 끊어져 먹기 편했고, 수육 또한 가격에 비해 양이 많아서 만족스러운 식사 였습니다.
3대 악산(설악, 월악, 치악)을 결국 다 가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순위를 매기자면 난이도와 볼거리 모두 설악이 압도적이었고, 월악과 치악은 비슷했습니다. 역시 설악이 제일 어려운 대신 제일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산에 순위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 자체로 각자 매력이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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