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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등산

월악산 영봉 (보덕암~영봉~동창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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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3대 악산 중 하나라는 월악산 영봉에 올랐습니다. 영험한 봉우리지만 난이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잔뜩 기대하고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른 아침 동서울 터미널로 가서 충주로 가는 7시행 버스를 탑니다. 가는 중 서울에서 조금 막혀서 1시간 50분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아마 평상시에는 1시간 30분정도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충주 공용버스터미널에서 수살리로가는 버스를 예매한 뒤 간단한 끼니를 떼웁니다. 아침이라 너무 과한가 싶기도 하였지만, 이때 안먹어뒀으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수살리로 가는 버스는 많이 다니지 않으므로 시간을 확실히 알고 가셔야 합니다. 저는 9:40분에 충주에서 출발하는 차를 탔습니다.


그렇게 40분정도를 달리다가 보면 수살리가 나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시골마을입니다. 여기서 2.2km를 걸어가야 보덕암 주차장이 나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마을 쪽으로 걸어가야 되는데 왼쪽의 언덕을 넘어가야 됩니다. 이때 차를 끌고오거나 택시를 타고 올걸 하는 후회가 약간 생깁니다. 2.2km의 경사로는 생각보다 힘든 길입니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갔고 방법이 없으니까 경치를 보며 올라가기로 합니다. 마을에 흐르는 천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 물이 흘러 충주호로 가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보덕암 주차장으로 가는길 또한 등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사가 생각보다 훨씬 가파르기 때문에 땀이 나서 중간중간 옷을 벗어가며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땀을 흘리며 30분 가량 걸어가면 보덕암주차장에 도착합니다.


10시 50분 쯤 도착하였는데 이미 차가 제법 많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화장실을 이용해주고 장비들을 꺼내서 오를 준비를 했습니다. 처음 부터 계단이 시작되는 것이 영 심상치 않습니다.


그렇게 초입의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면 보덕암이 바로 나옵니다. 저는 많이 늦게 왔기 때문에 보덕암으로 가지않고 바로 왼쪽으로 꺾어 영봉탐방로로 향합니다.


이후, 계속된 경사와 계단들로 인해 점점 지쳐갑니다. 생각보다 많이 지쳐 2km는 온줄 알았는데 보덕암에서 1km밖에 안 왔다고 하니 굉장히 놀랍습니다.


이렇게 군데군데 펴있는 이쁜 꽃들을 보며 경사를 열심히 오르다보면 또 이정표에 도착합니다. 시간을 재보진 않았지만 대충 기억해보자면 15~20분 마다 이정표를 본 것 같습니다. 이정표를 볼때마다 ABC초콜릿을 하나씩 까먹으면서 에너지 보충을 합니다. 이미 이정도쯤 되면 어느분이던 땀범벅이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탐방로가 언제 폐쇄 되었는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험해서 폐쇄된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오른편을 보면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뭐가 됐건 계속 영봉을 향해 걸어갑니다. 근데 이렇게 길같지 않은 길이 나와서 이거 길 맞아?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월악산 오르는 내내 계속 본 철제계단이 뒷편에 어렴풋이 보이길래 길은 맞긴 하구나라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하봉 전망대 까지 가는 길이 굉장히 힘듭니다. 경사진 계단이 계속 이어지고 길도 북향이기 때문에 겨우내 얼어있던 땅이 녹아 진흙밭입니다. 천천히 컨디션을 관리하며 올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여차저차 도착한 하봉전망대에서 충주호를 찍었는데 날씨가 영 좋지 못해서 제가 생각했던 뷰는 안나옵니다. 다음에 날 좋을때 다시 와야 될라나 봅니다. 하여튼 하봉전망대에서 물과 방울토마토 몇 개를 줏어먹고 다시 봉우리들을 타러 가봅니다. 하봉전망대 이후 부터는 뒤를 보면 충주호의 모습과 지나온 봉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에 이전에 왔던 길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힘든 건 더욱 힘든데 지칠때마다 뒤를 보면서 감탄하며 올라가면 할만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걸으며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저 구멍은 다람쥐굴일까 뱀굴일까 하며 찍었습니다. 다람쥐굴이라기에는 너무 땅에 위치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솔직히 하봉 중봉 영봉 이런 순으로 오른다는 것을 알지만, 힘들어서 여긴 하봉 여긴 중봉 이런 생각이 잘 들진 않고 그냥 오르막 내리막을 부단히 지났던것 같습니다. 무념무상의 태도로 타야 그나마 덜 힘든산입니다.


그러다가 만난 첫번째 구름다리입니다. 움직였다가 멈추니까 약간의 진동이 남아있어 다소 흔들려 무서웠습니다.


구름다리를 지나고 지나온길과 가야할 길을 찍었습니다. 저 구름다리가 없었다면 밑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데 힘이 많이 빠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앞에 보이는 중봉을 보며 저걸 올라야된다고?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를 당시에는 사실 저게 영봉인줄 알고 조금 남았구나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나는 중에 발견한 굴입니다. 오르다가 비가 오면 피할 만큼의 공간이 나왔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요.


그렇게 열심히 올라 중봉에 도착했습니다. 올라온길을 보니 확실히 많이 힘든 길입니다. 중봉에 올라서 뒤를 보면 하봉과 멀리 충주호가 보여 경치가 점점 좋아집니다. 다만,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아서 충주호가 깔끔하게 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한번 다시 가야겠습니다.


월악산을 타다 보면 하봉과 중봉말고도 자그마한 봉우리가 있어서 예상보다 더 오르막 내리막길이 많습니다. 어쨌든 올랐으니 다시 내려가야 됩니다.


내리막이 끝나고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경사가 제법 되길래 아 이번에는 영봉이구나 싶었습니다. 저 유명한 바위 사진도 찍었구요. 그렇게 아 영봉이 거의 다왔구나 속으로 되뇌이면서 올라갔는데


갑자기 산양을 찾아보라는 소리를 하며 망원경이 나옵니다. 이때 약간 힘이 빠져 물을 제법 마셨습니다. 내려가보니 이정표가 있더라구요. 이제 진짜 500m 남았구나 하면서 힘을 냈습니다. 마지막 오르막길을 열심히 오릅니다.


열심히 오르다가 지나온길과 가야할길을 또 찍습니다. 지나온 길에는 점점 봉우리가 쌓여가는 뿌듯함이 있고, 가야할 길에는 영봉 같아 보이는 녀석이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영봉이겠거니 싶습니다.


그렇게 계속된 철제계단을 오릅니다. 영봉으로 가는 마지막 계단들은 보통 허공에 설치되서 밑을 보게 되면 굉장히 무섭습니다. 스틱을 넣기 귀찮아서 스틱을 짚고 올라가는데 밑을 보며 스틱을 찍을때마다 아래가 비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영봉입니다.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더욱 멋져 보이는 정상석이었습니다. 뭔가 진짜 영험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하고 괜히 그런 기분이 듭니다. 고생해서.


그렇게 정상에서 밥도 먹고 쉬다가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다 보면 긴급쉼터가 있더라구요. 휴대폰충전이나 응급처치등을 할 수 있는 공간 같습니다.


그러다가 마주한 정말 미친 계단. 덕주사코스나 동창교 코스로 올라왔으면 마주했을 계단입니다. 정말 엄청납니다.


깎아지른듯한 봉우리기 때문에 낙석사고가 빈번한듯 하여 안전장치가 설치되어있었습니다. 설마 나한테 떨어지겠어라며 굉장히 겁나서 빨리 지나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신륵사 삼거리에 도착하면 덕주사와 동창교 방향으로 가줍니다. 가는 길에 낙석 주의 팻말과 안전장치들을 자주 볼수 있습니다.


송계삼거리에 가기전 이정표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저 영봉에서 제가 내려왔다니 실감이 안갑니다. 영봉은 진짜 일반 산 정상에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가는 중에 발견한 산양의 배설물. 진짜 산양이 있긴 한가봐요 산양 전망대도 곳곳에 많이 있던데 진짜 있어서 만들어 놓은거 였구나.


드디어 동창한 송계삼거리입니다. 여기서 동창교로 내려갈지 덕주사로 내려갈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덕주사로 내려가는 경우 영봉뷰가 기가막힌 헬기장을 볼 수 있지만, 저는 동창교로 내려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정표를 따라 동창교로 내려갑니다.


동창교로 내려가는 중 '아 되게 재미없는 길이구나. 덕주사로 내려갔으면 더욱 재밌었을 것 같네' 라며 후회하던 순간 옆에서 부스럭 거리길래 드디어 산양이 나왔나 싶어서 왼편을 보니 다람쥐가 저렇게 나무에서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습니다. 소리를 내며 오라고 해보았지만 잠시 쳐다만보더니 이내 집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지루한 길을 계속 걸으면서 돌계단이 다소 내려가기에 불편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언가 스틱을 짚어도 간격이 잘 안맞는 느낌. 동창교는 내려가기도 힘들고, 올라가기도 힘든 코스인 거 같습니다. 역시나 산양 전망대가 있습니다. 발견 못할걸 알기에 그냥 바로 내려갑니다.


그렇게 계속 내려가면 입구가 나오고 등산이 마무리 됩니다. 다만, 내려가는 중에 계곡이 있는데 봄이고, 땀도 흘렸기에 날벌레가 계속 얼굴 앞에 날라다녀서 짜증납니다. 물 근처라 그런것 같습니다.


뭔가 영험한 느낌이 드는 산이라 그런지 당연히 신당이 있습니다. 이름에 월이 들어가서 그런가 음기도 강한것 같구요.


계곡물에 발을 담궈볼까 생각했지만 뒤처리가 곤란하기 때문에 그냥 계속 내려갑니다. 탐방로는 끝났지만 내리막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영봉쪽을 보니까 정말 특이한 모양입니다. 일반 산에 바위덩어리가 올라가 있는 느낌.


더 내려오면 절도 있고, 안내판들이 있습니다. 진짜 끝이구나 생각하며 뿌듯함을 느낍니다. 동창교로 올라오는 누군가는 이 안내판들을 보며 설레임, 긴장감 등을 느끼겠지요.


이제 완전히 마을로 도착합니다. 송계리입니다. 고도가 조금 있어서 그런가 벚꽃이 아직도 펴있었습니다. 1~2일내로 져버릴 것 같긴 했지만 말그대로 벚꽃 엔딩입니다.

충주 터미널로 나가는 버스는 탐방로 바로 앞 이곳에서 타면 됩니다. 저는 5시 30분정도에 오는 246번 버스를 타고 나가기로 하고 마을을 둘러보았습니다.


국립공원 밑이라 그런가 펜션도 많고 식당도 제법 있었습니다. 계곡 구경도 하고 근처 식당에서 끼니도 해결하고 시간을 보내니 버스시간이 다 되어 맞추어 탔습니다.


5시 32분정도에 버스가 왔던 것 같습니다. 네이버 지도상에서는 충주 터미널까지 2시간 걸린다기에 서울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지겠구나 싶었지만, 70분정도만에 도착한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동서울로 가는 7시 버스를 예매해서 딱 맞춰 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당일치기로 난이도 높은 월악산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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