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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등산

오대산 종주 (진고개~동대산~두로봉~상왕봉~비로봉~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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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종주

 

 

난이도 : ★★★ (4/5)
코스 : 진고개~동대산~두로봉~두로령~상왕봉~비로봉~적멸보궁~사자암~상원사탐방지원센터 (18.18km)
소요시간 : 6시간14분

  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해 오대산 종주를 다녀왔습니다. 최근에 좀 짧은 코스만 다닌 것 같아 긴 코스로 가고 싶어서 고른 오대산인데 바로 전날에 강원도 산간에 눈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추울까봐 준비 단단히 해서 다녀와봤습니다. 난이도는 크게 어렵진 않은데 길고 지루해서 별 4개를 줬습니다.

출발 전날 같은 근처 산인 설악산의 미친 날씨

 

진고개~동대산

 

 자다 깨니 진고개 휴게소였습니다. 버스 사람들은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바로 올라 가더라구요. 종주라서 시간이 촉박해서 그런 듯 했습니다. 

 진고개와 탐방지원센터도 찍고 조금은 여유롭게 출발해봅니다. 동대산은 오를 때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탐방로예약을 해야 출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기 앞서 탐방로 안내판을 확인합니다. 동대산 가는 길이 보통난이도로 표시되어 있어 잠깐 방심했습니다.  저때는 경사도가 31.5도라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대관령 느낌나는 고랭지 배추밭도 보면서 여유를 즐기며 갔습니다. 

 02-01 표지가 나올때 까진 볼거 없고 걸을만하네~ 싶었습니다. 

 02-02, 02-03 표지 나올 때 까지 경치는 전혀 없고 그냥 오르막만 계속 되었습니다. 매우 지루하고 지겨운 길이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날의 추위 탓에 단단히 준비해온 복장은 삽시간에 저를 땀범벅으로 만들었습니다. 

 올라가며 하나둘 옷을 벗으며 잠깐 숨을 돌리던 중 보이는 풍경을 찍었습니다. 정말 나무에 가려 보이는 풍경이 하나도 없는.. 지루하기 그지 없는 코스였습니다.

 실제로 02-04 표지 찍을 동안 사진찍은게 저 가려진 풍경 하나 뿐이었습니다. 

 경사는 계속 이런 식이었고 지루한 탓에 재미도 없고 해서 오대산 종주 중에 제일 힘든 코스였던 것 같습니다. 경사라는 채찍을 때리면 경치라는 당근도 주어야 올라가지. 채찍질만 맞아서 아픈 코스였네요.

 그래도 국립공원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출입금지 표지판입니다. 볼 것도 없는데 출입금지 표지판이 제법 많더라구요. 

 지겨운 오르막이 끝나면 능선 비스무리 하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제 곧 동대산입니다. 땀은 나서 몸은 달아 올랐고 이제 본격적인 종주의 시작이구나 싶었습니다. 

 동대산을 향해 가다가 진짜 어제 눈 온게 맞았구나 싶은 눈의 흔적입니다. 눈을 만지진 않았지만 뭔가 괜히 설레기 시작합니다. 

 동대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진짜 뷰가 이럴수가 있나 싶을정도로 안 보입니다. 점프를 해서 봐도 안 보입니다. 키가 2m 30cm 정도는 되야 안정적으로 보일만한 뷰였습니다.

 정상에도 이런 표지판과 비석이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냥 바로 발걸음을 돌려 두로봉을 향했습니다.

 

동대산~두로봉

 

  그래도 동대산을 오르고 나면 주욱 능선길이라 경사는 훨씬 편해집니다. 대신 올라오며 흘린 땀이 말라가면서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또, 고도가 고도인지라 어제 내린 눈이 영상 10도 이상으로 올라간 날씨에도 불구하고 녹지 않은 곳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녹아가는 상고대. 이른 아침에 왔으면 더 멋졌을 것 같습니다. 

 등산로 옆엔 이런 나무들이 계속 있어 스틱질하기가 좀 거슬렸습니다. 제가 가본 국립공원 코스 중 가장 길 관리가 안 되어 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손님인 입장이니 이 길에 익숙해져야 겠죠

 단풍도 서서히 색이 들어가는 것이 다음 주 쯤 되면 더욱 보기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이끼와 눈입니다. 군인 시절 이후 다시금 10월 초순에 눈을 볼줄이야.

 제법 왔다고 생각했는데 두로봉이 6.1km나 남았습니다. 동대산에서 두로봉가는 길은 능선길이라 몸이 힘든 건 없지만 관리 안된 길, 지루한 (동대산 올라갈때보다는 훨씬 재밌긴 했습니다) 길 등 여전히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아까보다 나은 점은 서서히 풍경이 열리기 시작한다는 것과 단풍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벌써 02-08 표지까지 왔습니다. 

 가끔 풍경이 열리긴 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강릉 바다가 인상적입니다.

 열심히 왔는데 아직도 2.2km 밖에 안 왔다니 역시 체감상 산에서의 거리는 도시에서의 거리와 전혀 다른거 같습니다.

 어떤 산짐승의 변인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표지판이 나오고 현위치가 차돌백이라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뭔가 나무 사이로 희끗한 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말 차돌박이 처럼 흰 돌들이 박혀있습니다. 

 궁금해서 어원을 찾아보니 흔히 아는 고기 차돌박이 부위도 붉은 살 속에 지방질이 하얀차돌처럼 박혀있다하여 차돌박이라고 하네요 

 차돌백이에서 박혀있는 흰 돌들은 석영이라고 합니다. 지루하게 걷다가 처음으로 재밌어서 유심히 구경했습니다. 

 산짐승들이 몸을 숨길만한 공간이 있는 빈 나무와 높게 뻗어있는 나무 숲들이 눈길을 끕니다. 

 그래도 갈만한 능선길이라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신선목이라는 곳인데 솔직히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고 평평하길래 여기서 대충 식사를 떼웠습니다. 그간 오느라 흘렸던 땀이 마르고 바람이 불면서 다시금 추위를 느꼈습니다.

 신선목이에서 두로봉까지는 진고개~동대산 정도의 경사는 아니지만 능선길에 익숙해진 몸에 땀을 내기 충분합니다. 

 오르막도 잠시일뿐 곧 만만한 능선에 도달하고 300m만 더 가면 두번째 목적지인 두로봉에 도착합니다.

 두로봉에 가면 안전쉼터 표지만 있고 비석이 없습니다. 안전쉼터 표지 옆 출입금지 팻말 너머 10m 정도만 가면 두로봉 비석과 헬기장이 있습니다.

 

두로봉~비로봉

 

 두로봉에서 내려가면 이제야 비로봉까지의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내려가다 보면 두로령표지석이 나옵니다. 산 능선에서 드디어 고갯길로 내려왔습니다.

 여기서 미륵암 쪽을 향해 내려가면서 상원사탐방지원센터에 갈 수도 있지만 저는 종주중이기에 상왕봉으로 향했습니다. 

 오르고 나서 뒤를 찍은 상왕봉 가는 길입니다. 적당히 가파른 오르막입니다. 

 오르다 보면 하늘이 열리고 헬기장이 나옵니다. 또 상왕봉까지 1.2km 밖에 안 남았다는 정보도 얻습니다.

 오르막을 오르는 중간중간 서서 색이 올라오는 단풍잎을 구경합니다. 

 오대산에 유독 이렇게 특이하게 생긴 나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대산만의 특징인듯 싶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왕봉에 도착합니다. 이제 정말 비로봉까지 거의 다 왔습니다. 

 상왕봉에서 발을 떼자 마자 다시 내리막길이 시작됩니다. 내리막길이 나오면 또 그만큼 올라가야 하는데 라고 투정부리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아까 언급했던 특이하게 생긴 나무들 중 하나입니다. 어지간히 많이들 밟고 올라가 사진을 찍는 모양입니다. 이런 깊은 산까지 나무 펜스를 칠 정도면 말입니다.

 주목 설명들입니다. 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해 어떤 나무가 주목인지 명확히 잘 모르겠어서 대충 읽고 넘어갑니다.

 뭔가 하늘이 펼쳐지길래 정상인가 싶었지만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더 높아보여 저기가 정상이고 여긴 헬기장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역시 맞았습니다. 비로봉까지 가는 길에  이 헬기장 이후로도 한번의 헬기장이 더 있습니다.

 오후가 다 되어서도 녹지 않은 눈들입니다. 과연 정상 근처라 더욱 늦게 녹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동대산으로 처음 오르며 별로라 생각했던 경치들이 점점 더 보기 좋아집니다. 

 드디어 비로봉에 도착하였습니다. 해발고도가 1563m라 그런지 확실히 제일 추웠던 것 같습니다.

 처음 올랐던 동대산과 열심히 타고 왔던 능선들을 건너편에 와서 보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왔던 길을 보다가 등을 돌려 반대편 산등성이들도 봅니다. 지평선 너머로 펼쳐진 많은 산들을 보니 역시 올라오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정상부가 넓진 않지만 벌판이라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버텨야 하기에 제법 춥습니다. 간단히 구경을 한 뒤 바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비로봉~상원사탐방지원센터

 

 내려가는 길이 쉬지않고 내리막길입니다. 상원사에서 올라오면 여기서 체력소모를 좀 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길은 훨씬 잘 정비 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별 생각 없이 내려오다 보니 공원 지킴터가 나오고 불경소리가 어디선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월정사 적멸보궁이라고 합니다. 적멸보궁이라 함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인한 사찰의 법당을 말하는데 부처님이 사리로 존재한다고 하여 다른 부처님을 상징할 수 있는 불상이 없는게 특징이라 합니다. 읽다보니 궁금해져서 올라가보기로 합니다. 

 정비가 잘 된 계단인데 불구하고 긴 종주 끝에 내려오는 중에 맞이한 오르막이라 제법 힘겹습니다. 

 생각보다 심플해서 놀랐습니다. 백일기도 같이 기도 올리러 오는 곳 같았습니다. 

 종주 땐 보이지 않던 다람쥐들이 절 근처에서는 급격히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재빠른 다람쥐.

 적멸보궁이 대한민국에 5곳이 있다고 하네요. 

 적멸보궁을 보고 내려가는 길은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갑자기 고즈넉한 사찰이 나옵니다. 사자암이라고 합니다. 산비탈을 따라서 지어진 것이 신비롭습니다.

 약수도 흐르고 있습니다. 준비해온 물이 많이 남아서 굳이 먹진 않았지만 마셔도 되는 물 같았습니다. 

 스님들이 수련한다고 출입금지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정말 특이하게 생긴 사찰인것 같습니다.

 열심히 내려가던 중 발견한 타박타박 소리가 들리니 배수관에서 나와서 뭔가 하고 쳐다보는 다람쥐입니다. 

 얘는 갑자기 나타나서 도토리 같은걸 까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다람쥐입니다. 

 다람쥐 구경을 하면서 내려오다 보면 상원사 화장실이 나옵니다. 종주의 끝입니다. 

 주차장을 향해 가면서 상원사의 이곳저곳을 눈으로 빠르게 구경합니다. 

 훑어보다 보니 예상치 못하게 국보를 발견합니다. 국보 제 36호인 상원사 동종입니다. 무려 통일신라시대 범종이라고 합니다. 

 상원사 입구 쪽에는 조용해보이는 찻집이 있었습니다. 여유로울 때 가서 마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풍이 눈에 띄는 상원사 입구입니다.

 읽어보니 상원사 내에 국보가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문수동자상인데 세조와의 인연이 있다고 하네요.

 세조가 피부병 때문에 상원사 계곡에 씻으러 왔다가 문수동자가 등을 밀어줘서 완치했고 그 인연을 기리기 위해 지금은 국보인 문수동자상도 만들었고, 의복을 벗어둔 곳을 후대에 비석으로 세운 게 관대걸이라고 합니다. 걸으면서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같이 볼 수 있어서 재밌네요. 

 재미난 이야기를 보다보면서 걸으니 주차장에 어느샌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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